1화: "잘하는 게, 다는 아니잖아"
장면 1. 완벽한 스펙의 집
박새봄은 서울 마포에서 산다.
미술 천재 아빠 박충섭, 서울대 영문과 출신 에버에듀 대표 양금명.
말하자면, 이 집은 학력과 예술력이 너무 넘쳐서 숨 막힐 지경이다.
새봄은 유년기 때부터 ‘표준 이상’이었다.
엄마는 영어 유치원 대신 원어민 가정교사를 붙였고,
아빠는 크레파스 대신 60색 수채화 세트를 안겨줬다.
칭찬은 항상
“넌 역시 우리 딸이다.”
문제는, 그 말엔 늘 ‘잘했을 때만’ 따라붙는 전제.
장면 2. "넌 감각이 있어. 그러니까 이건 그냥 해."
양금명은 바쁘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강의 계약, 투자 제안, 인플루언서 출연 섭외로 정신 없다.
하지만 딸 박새봄과의 통화는 놓치지 않는다.
“새봄아, 요즘 AI 교육 쪽 콘텐츠가 핫해.
네가 해볼래? 기획 쪽은 이미 정리해놨어.”
새봄이 망설인다.
"요즘은 좀 쉬고 싶어서…"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금명이 반박한다.
"넌 감각이 있어. 그러니까 이건 그냥 해.
하기 싫은 거 말고, 네가 잘하는 걸 해야지."
그 말에 새봄은 입을 다문다.
‘하기 싫은 거 말고, 잘하는 거.’
그게 결국 ‘하기 싫어도 해야 할 것’이 되는 순환.
장면 3. 아빠 충섭의 전시장
충섭은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주제는 ‘침묵의 시간들’.
화려한 색채보다 단색의 번짐이 가득한 그림들.
관람을 마친 새봄이 묻는다.
“아빠, 왜 이렇게 칙칙해요?
예전엔 바다, 꽃, 해녀 같은 거 많이 그렸잖아요.”
충섭은 웃는다.
“사람 마음도 물처럼 탁해질 때가 있다.
그림도 그래야 진짜가 되지.”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근데 넌 요즘 뭐 그리냐?”
새봄은 대답하지 못한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말은
‘잘하는 것 말고, 내가 원하는 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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