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감시가 불편한 사람들
탐사보도 전문 매체 뉴스타파가 한국 정치권력의 민낯을 겨누자, 불편해하는 이들이 하나둘씩 등장한다. 특히 보수 진영 정치인들 중 몇몇은 언론의 정당한 취재 행위를 ‘모욕’으로 받아들이며 비이성적 대응을 일삼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다. 이들의 행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권력과 언론의 팽팽한 긴장 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권성동은 누구인가?
권성동은 강원도 출신 4선 국회의원으로, 국민의힘 내 대표적인 친윤(윤석열)계 정치인이다. 법사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으며, 2022년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직계 측근으로서 국정 초반 실세로 불리기도 했다. 검사 출신으로 보수 법조 카르텔과도 밀접한 인물이다. 그러나 ‘검수완박’ 협상 실패, 인사 참사 옹호 발언 등으로 여러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뉴스타파와의 충돌
2025년 4월 16일, 국회 본청 복도에서 뉴스타파 이명주 기자는 권성동 의원에게 ‘국회의원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의혹 관련 질문을 던졌다. 권 의원은 이를 듣고 불쾌감을 드러내며 기자의 손목을 잡아 20~30미터가량 끌고 갔다. 이후 그는 "뉴스타파는 언론이 아니다. 찌라시다"라고 언성을 높이며, 사실상 언론 자유를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 사안은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국회의원이 공적인 질문에 물리력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언론 자유에 대한 침해이자 민주주의 원칙의 훼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홍준표는 누구인가?
홍준표는 검사 출신 정치인으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경남도지사, 자유한국당 대표, 대구광역시장 등을 역임한 보수진영의 대표적 기인(奇人) 정치인이다. 유튜브와 SNS에서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하며, 여론전에 능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동시에 정제되지 않은 언사와 권위적인 태도로 많은 논란을 야기한 인물이기도 하다.
뉴스타파와의 갈등
2025년 4월, 뉴스타파는 '명태균 게이트'라고 불리는 의혹과 관련해 홍준표 전 시장에게 취재를 시도했다. 이는 특정 기업과의 부당한 유착 가능성을 조사하던 과정이었다. 기자가 질문을 던지자 그는 "됐어, 저기랑 안 해!"라며 취재를 거부하고 자리를 피했다. 질문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뤄졌으며, 기자는 사전 고지 후 정당한 절차에 따라 접근했음에도 불구하고 홍 전 시장은 언론과의 접촉 자체를 차단했다.
이는 정치인이 자의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을 배제하는 전형적 행태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공인의 자세라기보다 ‘왕처럼 행동하는 지방 토호’에 더 가까운 모습이다.
결론: 탐사보도에 대한 혐오, 민주주의에 대한 거부
권성동, 홍준표 모두 공통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는 격한 언행으로 응답한다. 이는 단순한 언론 불신이 아니라, 자신을 견제하려는 ‘감시자’의 존재 자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권력이 언론을 '길들이려' 들면, 그것이 어떤 정치색을 띠든 그 자체로 민주주의의 적이다.
뉴스타파의 존재가 불편하다면, 그것은 뉴스타파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언론은 권력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권력으로부터 시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정치인이 언론을 혐오하는 그 순간, 우리는 그 정치인이 지키려는 가치가 무엇인지 냉정히 되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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