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 레몬즙으로도 괜찮다
레몬물이라 하면 으레 생레몬을 슬라이스하거나 즙을 짜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트에서 손에 쥐어보곤, 껍질을 어떻게 씻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다시 내려놓는 게 흔한 패턴이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시중에서 파는 '100% 액상 레몬즙'만으로도 충분히 레몬물의 향과 맛을 낼 수 있다. 어차피 우리가 바라는 건 무슨 비타민 C 몇 mg보다, 텁텁한 아침을 산뜻하게 열어주는 한 모금의 리추얼 아닌가.
스푼 하나에 물 한 컵, 그 정도면 족하다. 굳이 '레몬 반 개 분량' 같은 정량주의에 얽매일 필요 없다. 어떤 날은 조금 더, 어떤 날은 덜. 그날의 기분 따라 섞으면 되는 거다.
내 화분에서 레몬이 자란다면
레몬과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사실 허브다.
민트, 레몬밤, 로즈마리. 이름부터가 이미 상쾌하지 않나. 화분에서 한 줄기 꺾어 넣는 그 순간, 평범한 물 한 잔은 테라스 브런치의 한 장면으로 변한다.
이건 단순히 마시는 물이 아니다. 바쁜 아침에 '나에게 신경 썼다'는 흔적이다. 그래서 효과나 효능보다, 이게 나를 어떻게 기분 좋게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굳이 말하자면, 허브의 미세한 향은 긴장을 풀고 식욕을 준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침 식사 전에 레몬물 한 잔. 공복의 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입안을 깨우고, 살짝 무거운 기분을 덜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쁘다. 보기 좋아야 마시고 싶어진다. 그건 인간의 본능이다.
다이어트? 디톡스? 말장난에 불과하다
레몬물로 체지방이 녹는다는 건 언론과 마케팅의 산물이다.
물 마시고 살 빠졌다면, 그건 그냥 물이 부족했던 거다.
레몬의 산이 위산 분비를 돕고, 비타민 C가 피부에 좋다는 건 맞지만, 그건 어차피 하루에 귤 한 개만 먹어도 충족되는 양이다.
우리가 이 물을 마시는 이유는 그보다 더 본능적이다.
‘이런 아침을 보내는 나’라는 감정. 그것이 곧 에너지다.
그래서, 밥 먹기 전에 마시면 좋은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쁘지 않다.
위산이 약한 사람에겐 약간의 자극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은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특히 식전 10분 전쯤 마시면 입맛을 깨우고, 지나치게 과식하지 않게 도와준다.
다만 ‘이걸 마시면 몸이 달라질 거야’라는 허상을 심어주는 순간, 이 예쁜 한 잔은 또 하나의 의무가 되어버린다.
레몬물은 ‘나를 위한 사소한 배려’로 남아야 한다.
하루의 기분을 정돈하고, 고요하게 숨을 들이마시는 타이밍에 어울리는 음료.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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