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4.5는 진짜 "업그레이드"였을까?
OpenAI가 GPT-4.5에 대해 리서치를 공개한 건, 겉으로 보기엔 자연스러운 버전 업데이트처럼 보인다. 하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이건 단순한 개선이 아니다. 어쩌면 GPT-5로 가는 중간계가 아니라, 일종의 기술적 ‘필터링’ 혹은 전략적 ‘지연’일지도 모른다.
GPT-4.5는 더 빠르고, 더 정확하며, 더 많은 문맥을 기억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그래서 뭐가 달라졌지?”
단순히 성능만 놓고 보면 GPT-4.5는 ‘좋아진 GPT-4’일 뿐이다. 그러나 이 ‘조금 좋아진’ 기술이 가져오는 사회적 파급력은 결코 조금이 아니다.
4.5의 핵심: 더 얕고, 더 넓게, 더 빠르게
GPT-4.5의 가장 큰 특징은 속도와 응답 일관성의 향상이다.
특히 코드 작성, 추론, 문서 작성, 요약 등 실무 분야에서의 체감 성능이 GPT-4보다 뚜렷이 좋아졌다는 반응이 많다.
하지만 정작 그 이면엔 이런 특징이 있다.
- 맥락 창(window size) 증가로 더 많은 정보 기억 가능
- 응답 속도 개선 → 그러나 깊이보단 ‘속도’ 중심 튜닝
- 안전성과 일관성 강화 → 동시에 창의성은 희생
GPT-4.5는 마치 ‘모범생 GPT’ 같다. 딱 정답 같은 말만 하고, 위험한 발언은 절대 안 하고, 상상은 최소화한다.
그게 기술의 진화일까, 아니면 기술에 대한 통제의 진화일까?
얄팍한 똑똑함의 시대
GPT-4.5는 더 많은 걸 “이해”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상 “패턴 인식”을 더 정교하게 하는 데 그친다.
이는 언뜻 똑똑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깊은 추론이나 인간적 통찰에서 점점 멀어진다.
무슨 말이냐면, GPT-4.5는 질문을 던지면 그럴듯한 답을 더 빨리 내놓는다.
그런데 문제는, 그 ‘그럴듯함’이 진짜 정답과는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AI는 정답보다 정답처럼 보이는 것을 더 잘 만든다.
GPT-4.5는 이 능력에 한층 더 최적화됐다.
“우리가 원하는 말을 더 잘 말해주는 AI.”
하지만 그건 종종 우리가 들어야 할 진실과는 다르다.
인간은 이제 ‘의심’하는 법을 잊어간다
이전 세대 GPT는 때때로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말도 안 되는 오류를 냈다.
그게 오히려 사용자를 경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GPT-4.5는 이제 그런 경계를 무디게 만든다.
너무도 매끄럽고, 너무도 논리적이며, 너무도 확신에 차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묻지 않는다. “이게 맞는 말인가?”
이건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정보 리터러시의 문제, 나아가 사회적 인지 능력의 약화로 이어진다.
잘못된 정보도 GPT-4.5가 말하면 “그럴싸”해진다.
우리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GPT-4.5는 기술의 정점이 아니라, 사회적 실험이다
GPT-4.5 리서치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모델 개선이 아니다.
이건 기술이 얼마나 정제될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통제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다.
GPT-5는 아마 지금보다 더 강력하고, 더 인간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 단계인 4.5는 "사회가 AI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디까지 용인하는지" ㅍ를 실험하는 버전이다.
단순히 생각해보자.
GPT-4.5는 정말로 인간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인간을 조율 가능한 사용자(user)로 만드는 실험적 인터페이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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