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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공화국, 앤써니 데이비스와 르브론 제임스의 공생 정치

2mhan 2025. 4. 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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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만남, 계산된 파트너십

2018년, 르브론 제임스가 레이커스로 이적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의아했다. “왜 하필 레이커스인가?” 클리블랜드에서 우승을 이끈 후 LA행은 단순히 농구 외적 비즈니스 행보로 여겨졌다. 하지만 1년 뒤 퍼즐은 맞춰졌다. 앤써니 데이비스 트레이드. 르브론은 단순히 팀을 옮긴 게 아니라, 다음 챔피언 시나리오의 대본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앤써니 데이비스가 뉴올리언스를 떠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시점부터, 이 거래는 거의 기정사실이었다. 리그는 겉으로는 ‘공정 경쟁’을 말하지만, 슈퍼스타들끼리는 보이지 않는 연대로 움직인다. 르브론과 데이비스는 바로 그 정치의 중심에 있었다.

2020, 그들은 NBA의 제왕이 되었다

레이커스에서 함께한 첫 시즌, 둘은 ‘핏’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했다. 르브론은 볼을 지배하고, 데이비스는 공간을 지배했다. 르브론의 패스는 데이비스의 리치와 림 롤에 날개를 달았고, 데이비스는 르브론이 부담을 덜 수 있게 해주는 수비 앵커 역할을 맡았다.

버블 시즌. 고립된 환경, 무관중 경기, 코로나 변수. 하지만 그 속에서 두 사람은 오히려 더 집중됐다. 2020 파이널,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레이커스는 시리즈를 4-2로 끝냈고, 데이비스는 생애 첫 반지를 손에 넣었다. 르브론은 네 번째 우승을, 동시에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NBA에 각인시켰다.

그 해, 앤써니 데이비스는 르브론에게 충성했고, 르브론은 데이비스에게 자리를 넘겨줄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 레이커스는 “이제 AD의 팀”이라는 내러티브를 조심스럽게 밀었다. 물론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침묵하는 계승자, 여전히 지배하는 왕

2021년 이후, 데이비스는 잦은 부상과 기복으로 비판을 받았다. “르브론이 없으면 레이커스는 무너진다”는 말이 다시 등장했고, 데이비스는 ‘차세대 리더’로서의 자격을 의심받았다. 르브론이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팀을 캐리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물었다.
“대체 언제 데이비스는 팀을 이끌 수 있는가?”

실제로 르브론은 AD를 위해 점유율과 플레이메이킹을 조절했지만, 데이비스는 기대만큼의 '절대적 존재감'을 꾸준히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출전한 경기에서는 리그 최고 수준의 스탯을 찍었지만, 문제는 "출전" 자체였다. 2021~2023 시즌 동안 레이커스는 데이비스의 부상에 따른 공백을 메우느라 전력을 제대로 구성하지 못했고, 르브론의 노쇠한 몸에 다시 짐이 실렸다.

이쯤 되면 ‘공생’은 사실상 ‘의존’이 되어간다.

이들은 진짜 듀오인가, 혹은 르브론 시스템의 또 다른 부속품인가

NBA 역사에서 위대한 듀오는 많았다. 샤크와 코비, 듀란트와 커리, 피펜과 조던. 하지만 르브론과 데이비스는 그들과는 조금 다르다. 그들의 관계는 철저히 비즈니스와 전략의 산물이다. 르브론은 농구 지능과 정치적 계산이 결합된 인물이고, 데이비스는 그 이상적인 조각이다. 그들의 만남은 자연발생적 케미가 아니라, 승리를 위한 최적화된 프로토콜에서 태어난 관계다.

물론 그렇게 계산된 관계라 해도, 성과는 부정할 수 없다. 2020년의 우승, 그리고 이후 몇 시즌의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이 둘의 케미는 분명 NBA 정상급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팬들은 이 질문을 던진다.
“앤써니 데이비스는 르브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진짜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정황으로는, 그는 ‘르브론 시대의 완벽한 조력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미래는 누구의 것인가

르브론이 은퇴하는 날, 레이커스는 앤써니 데이비스를 중심으로 새 판을 짤 수 있을까? 그가 르브론의 유산을 이어받는 계승자가 될 것인지, 혹은 르브론이라는 시스템이 사라지자 흔들리는 2인자로 남을 것인지.

앤써니 데이비스의 진짜 커리어는,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이다. 문제는, 지금까지는 늘 ‘누군가와 함께’였다는 것. 단독 주연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지, NBA는 조만간 그 답을 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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